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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봄

술취한 남자의 전화는 사랑이 아니다.....



He Story ~♥


남자는 자명종 소리에 잠을 깹니다.

어제 마신 술이 아직도 뱃속에서 출렁거리고 있는 탓에

천장이 빙빙 돌아 눈을 뜨기조차 쉽지가 않습니다.

"아휴~ 머리가 깨질 거 같다는 게 이런 거구나~ C..."


남자는 순간,

그 돌아가지 않는 머리로나마 열심히 출근하지 않을 핑계를 찾아봅니다.

'맹장수술... 교통사고... 할머니의 중병?'

이것저것을 생각하다 안되겠구나 싶은 순간,

남자는 겨우 몸을 일으킵니다.

부엌에 가서 물 한잔을 마시고,

화장실에 다녀와 방바닥에 허물처럼 벗어놓은 바지를 들어올리는 순간,

핸드폰이 툭! 하고 바닥에 떨어집니다.

핸드폰 액정의 불빛을 본 순간, 남자의 머릿속에 불길한 생각이 하나 스쳐갑니다.

'혹시?! 설마~'

빠른 손길로 통화 목록을 눌러보면 아니나 다를까 온통 그녀의 이름...

통화 시간을 확인해보면 제일 첫 통화는 5분 30초, 나머지 통화는 모두 0초, 0초...

남자는 서둘러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봅니다.

"야~! 내가 어제 누구하고 통화하디?"

술취한 내내 전화기만 붙잡고 있었다는 친구의 증언에 남자는 버럭 화를 냅니다.

"야~! 내가 취해서 전화하면 못하게 말리라고 했잖아~~~"

남자는 점점 더 아파오는 머리로 생각합니다.

정말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멀쩡한 정신으로는 할 말도, 하고 싶은 말도 없는데... 

 왜 술만 취하면 그녀에게 전화를 걸게 되는 것인지... 

 도대체 내가 무슨 소릴 했는지...


She Story ~♥


상쾌하지 못한 아침을 맞이한 건 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얼굴이 왜 그 모냥이냐는 친구의 말에 여자는,

미친 사람처럼 걸어대는 남자의 전화에 몇시간을 시달린데다,

꿈속에서까지 그 남자와 싸워야했기 때문이라고...

전화를 꺼놓으면 되지 않았냐는 친구의 말엔 변명처럼 머뭇머뭇...

"그래두 꺼놓으면 내가 알 수가 없잖아~ 계속 전화가 오고 있는지, 아닌지...

혹시 다른 전화가 올 수도 있고..."

그 말에 너도 똑같다는 표정을 지어보이는 친구...


물론 여자도 몇 번의 경험상 잘 알고는 있습니다.

술취한 남자의 전화는 사랑이 아니라는 것,

그건 술을 마시면 쓸데없이 말이 많아지는 것이나,

웃음이 헤퍼지거나,

아무에게 시비를 거는 것,

그런 것들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는 것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는 전화기의 배터리를 힘차게 뽑지 못합니다.


아마 다음 번에도...

 "그래도 술 취해서 전화했는데, 어떻게 그래... 

 너무 모질다고 생각하면 어떡해~" 

 남자처럼 여자 역시 사랑과는 전혀 상관없는 마음으로 그 전화를 받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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